복마전이 된 '청량리 588 재개발'사업을 그동안 집중 보도해 왔습니다. <br /> <br />검찰이 최근 이 지역 조폭 두목을 구속했는데, <br /> <br />1조5000억 규모인 재개발 사업을 주무르던 인물이었습니다. <br /> <br />어찌된 일인지 이 사람, 수사사정을 잘 아는 듯 했습니다. <br /> <br />변종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. <br /><br />[리포트]<br />청량리 588 재개발 사업장을 압수수색한 지난 7월. <br /> <br />검찰은 오전 6시쯤 일명 '청량리파' 폭력 조직의 두목인 김모 씨 집을 덮쳤습니다. <br /> <br />그러나... <br /> <br />[김 씨 아파트 관계자] <br />"(김 씨가)나가더라고 시간을 보니까 5시야. (평소에) 6시 반에 나가는 분이.6시 반이 안 됐는데 검찰인가 와서 누굴 찾는대“ <br /> <br /> 공교롭게도 압수수색 당일 평소와 달리 집을 일찍 나선 김씨. <br /> <br /> 수사정보를 미리 알기라도 했던 것처럼 시작한 도피생활은 한달 넘게 지속됐고, <br /> <br /> 검찰의 끈질긴 추적 끝에 수도권 외곽에서 8월 말에야 검거됐습니다. <br /> <br /> 청량리 집장촌 일대에서 조폭으로 군림했던 김씨. <br /> <br /> 청량리 재개발 사업에서는 추진위원회 전 감사와 재개발 시행사 회장직을 맡았습니다. <br /> <br />[김 씨 실제 통화 음성] <br />"나는 사업가가 아니냐. 건달이야. 이 현장에서 돈 벌려면 나 믿고 따라오면 돼. 청량리가 다른 평범한 데 보다 돈 벌기가 좋은 현장이야." <br /><br /> 도대체 뭘 믿고 청량리 일대를 호령하며 지내왔을까? <br /> <br /> 주변에선 김씨와 수사기관의 관계를 의심합니다. <br /><br />[이모 씨 / 토지주인] <br />"자기 말로 무죄로 나온다고 해요. 좀 많은 빽이 있어야지 . <br />특검보 하던 부장·검사장 출신이 뒤에서 (봐주고). 경찰서고 광역수사대고 수사관들은 다 안다고 자기 입으로 떠들고 다녀” <br /> <br />[변종국 기자] <br />"조폭 두목 김씨와 일부 경찰의 관계를 의심스럽게 만드는 영상을 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. 조폭과 경찰이 유착돼있다는 주민들의 주장을 조금은 뒷받침 해 주지 않을까 합니다." <br /> <br />단란주점에서 유흥을 즐기고 있는 김 씨. <br /> <br />그리고 그의 뒤에서 노래를 부르는 이 사람. <br /> <br />동대문 경찰서 소속 A 형사 입니다. <br /> <br />[단란주점 관계자] <br />"(이 사람 모르세요? 김 씨)아.네. 옆에 사람(경찰)도. 네 가끔 오죠" <br /> <br /> 경찰 간부가 돈을 받고 청량리파에 대한 수사를 무마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. <br /> <br />[B 씨 / 청량리파 관계자] <br />"(2004년)수사를 받았었는데.과장(경찰)이 진급을 하는데 돈이 필요하다고 그러면서. 큰 것 한 장(1억)을 줘서 무마한 적이… 이슈가 됐었어요. 왜 큰 조직을 수사하다가 갑자기 멈춰서 흐지부지 됐느냐." <br /> <br />재개발 사업장 일대에서 폭행과 갈취가 수시로 자행됐다는 증언도 나옵니다. <br /> <br />취재진이 입수한 피해자들의 진술서입니다. <br /> <br />수차례 폭행을 당하고 경찰 상납을 이유로 돈을 빼았겼다는 증언이 이어집니다. <br /><br />[김 씨 실제 통화 음성 ] <br />"이 XXX들. 내가 가만히 안 있는다니까? 와서 무릎 꿇고 빌라고해! 무릎 꿇고 빌라고 해 잘못했다고." <br /> <br />주민들에게 김씨는 공포의 대상입니다. <br /> <br />[청량리 토지주인] <br />"(채널에이 방송국에서 왔는데요)찍지 마세요. 말하다 보니까 겁도 나고. 당신들도 위험해 이러다보면 진짜." <br /> <br />[청량리 주민] <br />"(검찰 피해)도망다니면서도 신고한 놈들 전부다 앉은뱅이를 만든다는 둥. 척추를 분지른 다는 둥. 그 사람이 구속됐다고 해서 (조직)뿌리가 빠진 것도 아니고" <br /> <br />이렇게 조폭이 깊숙이 개입된 재개발 현장은 온갖 비리의 백화점이 됐습니다. <br /> <br /> 건물을 이른바 '쪼개기'를 해서 보상비를 허위로 타낸 정황도 발견됐습니다. <br /> <br />[재개발 관계자] <br />"이주 보상자가 아닌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지인들을 끌어 들여서 보상 대상자로 허위로 만들어서." <br /><br />[허위 보상받은 인물] <br />"저는 할 말이 없는데요." <br /> <br />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온갖 의혹이 쏟아지고 있지만 재개발 시행사 측은 모르쇠로 일관합니다. <br /> <br />[시행사 S건설 대표] <br />"모르겠어요. 잘 모르겠어요. 그 부분도." <br /> <br /> 시행사의 회장임을 자처하고 다닌 인물도 바로 김씨입니다. <br /> <br /> 검찰은 지난 달 재개발 참여 업체에게 20억 원을 받은 혐의로 김 씨를 재판에 넘겼습니다. <br /> <br /> 이제 시작에 불과한 청량리 재개발 비리 사건. <br /> <br /> 과연 비리의 끝은 어디인지 관심이 주목됩니다. <br /> <br />채널에이 뉴스 변종국입니다. <br /> <br />bjk@donga.com <br />연출 : 김남준 <br />글 구성 : 전다정 장윤경 <br />그래픽 : 김민수 양다은